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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환경보호는 지상과제…각국 지도자 협력을”
2021.06.10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재직시 환경정책 성과
성장의 이면에 ‘자연·자원 착취’ 도사려
기후위기와 경제불평등, 함께 고민해야
한국의 그린뉴딜 성장 ‘올바른 방향’ 평가

 

캡처.JPG

 

“건강한 경제와 건강한 지구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도자들은 더 회복력 강한 사회, 더 지속 가능한 경제 체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전 대통령은 10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 숲에서 열린 ‘H.eco포럼 2021’에 연사로 참여해 정부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을 강조했다.

 

산토스는 대통령 취임 전 만난 원주민의 이야기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원주민들은 국민뿐 아니라 대자연과도 평화와 조화를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왜냐하면 대자연은 화가 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의 임기 첫해 콜롬비아는 역대 최악의 홍수를 겪었다. 그는 “강이 범람하면서 수백만명의 사람이 손해를 입었고, 국가 기반시설들도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홍수를 계기로 그는 환경 정책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는 ‘환경과 지속가능발전부’를 신설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과감한 환경 정책을 진행했다”면서 “콜롬비아 아마존 분지에 있는 치리비게테 국립공원의 규모를 3배 이상 늘렸다”고 말했다. 치리비게테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자연유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산토스는 국립공원을 보호해 다양한 종(種)을 보호하고자 했다.

 

그의 임기기간에 확대된 국립공원 면적은 4300만㏊다. 독일이나 일본 면적과 맞먹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그는 “(국립공원은) 식물, 양서류, 나비류, 민물고기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다양한 종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 중 한 곳”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맑은 물을 보호하기 위해 람사르습지를 확대했고, 남미에서는 처음으로 탄소세를 콜롬비아에 도입했다.

 

산토스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전 세계 지도자들이 환경보호에 앞장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유엔환경계획(UN Environment Program)에 따르면 세계는 환경 파괴를 멈추기 위한 약속들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지적대로 전 세계 곳곳에서 산림 파괴는 진행 중이며, 100만종의 동식물들은 멸종위기에 놓였다. 산토스는 “서울에 있는 헤럴드 본사의 기후위기시계에 따르면 우리에겐 겨우 7년도 채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산토스는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자원 착취’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 경제성장, 생산과 소비를 가능하게 한 것은 자연자원과 에너지 착취”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국가들은 부유해졌지만 전 세계 인구 78억명 중 2억명은 여전히 빈곤하고, 7억명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런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며,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를 함께 고민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의 그린뉴딜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는 녹색전환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루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보장하는 성장 전략을 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지구온난화를 피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행동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그린뉴딜 정책은 인간과 자연, 성장 사이에서 꼭 필요한 균형점을 찾고자 올바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녹색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각국 지도자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70년 전, 제가 태어났을 때 콜롬비아 군인들은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한국 땅에서 싸웠다”며 (이제는)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환경을 위한 군대가 돼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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