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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모기가 별로 없죠”…모기도 더위 먹나요?
2021.07.25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찌는 듯한 폭염이긴 한데… 모기가 없네?”

 

지난 2018년보다 더한 역대급 폭염과 습한 날씨가 전국을 괴롭히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이 36도를 웃돌면서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와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그러나 폭염으로 여름철 불청객 모기 개체 수는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을 힘들게 한 폭염이 모기도 사라지게 한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4~17일 시내 50곳에 설치된 모기측정기에서 채집된 모기는 8809마리로, 하루평균 2200여마리였다. 이는 지난해 7월 하루평균 모기 수 3200여마리보다 30% 넘게 감소한 수치다.

 

올 6월 한 달간 서울에서 채집된 모기 수는 총 8만3574마리로, 전년 동월 대비 약 10% 감소했다. 여기에 7월 최고 기온 32~35도를 웃도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닥치면서 모기 수가 더욱 줄어들었다.

 

모기가 자취를 감춘 이유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폭염은 약 2주째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중순(11~20일) 서울의 평균 최고 기온은 32.4도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원래 모기는 적당한 온도 상승에는 오히려 번식력이 높아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모기 번식은 일평균 기온 또는 최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활발해져 1주일 후에는 모기 수가 27%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는 순간,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는 순간, 오히려 활동이 둔해지며 수명이 짧아져 개체 수가 감소한다. 모기가 활동하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27도 안팎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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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지난 7월 초부터 지속된 국지성 호우도 모기 개체 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올 장마에는 마치 동남아 ‘스콜’을 방불케하는 폭우가 반복됐다. 이러한 국지성 호우는 물 웅덩이에 있던 모기 알과 유충을 유실시켜 모기 서식지에 악영향을 끼친다. 동시에 총 강수량은 예년보다 적어 산란처 자체를 줄어들게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기가 번식하기 가장 좋을 때는 비가 일정하게 꾸준히 내리는 환경이다.

 

그러나 여름철 모기가 사라진 것을 두고 마냥 좋아할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구의 이상 기후로 인해 연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여름이 아닌 가을, 겨울 모기가 극성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태풍 등으로 인해 여름철 줄어들었던 모기가 9~10월에 걸쳐 극성을 부렸다. 지난해 서울시 모기 관측을 보면 9월 모기 개체 수가 8월보다 일평균 약 21% 증가했다.

 

jakmeen@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0725000217&ACE_SEARC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