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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극한 기후’ 잦아져…우리는 변곡점 향하고 있다” [헤럴드 창사 70th 기념포럼]
20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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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강력한 태풍 중 하나가 괌을 향하고 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H.eco포럼 2023(헤럴드환경포럼2023)’에 참석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기후가 극단적으로 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위기의 증거로 최근 들어 더욱 발생 빈도가 빈번해진 ‘극한 기후’를 꼽았다. 고어 전 부통령은 ‘환경 위기의 솔루션, 공존과 연대’ 주제로 열린 이날 헤럴드환경포럼2023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바다의 수온이 상승되면 엄청난 피해를 내는 사이클론 같은 기상 이변도 잦아진다”며 “한국도 ‘빗물 폭탄’ 같은 폭우와 잦은 가뭄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온이 높아지면 대기 중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분의 양이 늘어나 지속적으로 땅에서 수분을 끌어올린다. 이로 인해 대기와 땅이 각각 함유하고 있는 수분의 양의 간극이 커지게 되고, 지구의 ‘물 순환 체계’에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폭우, 가뭄 등 극한 기후 현상이 잇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위기는 인류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라며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잦은 산불로 인해 미국 북부·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호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남극 빙상이 하루 600m씩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어 전 부통령은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며 “바로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기차 같은 수백 개의 에너지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성이라는 혁명이 우리를 기존 화석연료 경제에서 벗어나게 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가능성 혁명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분명 우리는 빠르게 변곡점을 향해 가고 있다”며 “특히 한국만큼 배터리 기술에 능숙한 나라는 없다”고도 부연했다.

그는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판매된 자동차 가운데 15%가 전기자동차였다”며 “자동차 제조업체의 R&D(연구·개발)가 전기자동차 부문으로 옮겨지고 있고,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전 세계에 설치된 새로운 전기 발전을 보면, 그중 90%가 태양열과 풍력이었다”고 덧붙였다.

 

고어 전 부통령은 “어떤 사람들이 가진 한 가지 의문점은 우리가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라며 “정치적 의지는 그 자체로 재생 가능한 자원이다. 이를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미국 제45대 부통령을 지냈다. 이후 지구온난화를 다룬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을 제작하며 환경운동가로 변신했다. 특히 그는 과학계에서 우려하던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대중에게 알려 환경 아젠다를 정치사회적 이슈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쌓은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아·주소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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