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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코로나는 기후위기 ‘시험대’...탄소절감, 세계인 함께 나서야”
2021.05.20

세계적 미래학자 게르트 레온하르트 인터뷰
내달 10일 H.eco포럼서 기후위기 기조연설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기후위기 연결
‘ESG’보다 한걸음 더...경제모델 근본 변화를
‘지속가능한 모든 것’을 지향해야 생존 담보
지구온도 상승폭 2℃ 이하 제한 엄격 조치를
이산화탄소 격리기술 개발·녹지재생 나서야
개인은 투표·소비를 무기로 환경감시 강화
사회는 계약과 규제·정책·법률 등 쇄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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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구적 위기라는 점에서 기후위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끊임없이 비교 대상이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감염자가 1억600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는 약 300만명에 이르면서 전지구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백신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려는 현 시점에서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다행히 기후위기는 “현재 갈림길에 놓여있다”는 게 세계적인 미래학자 게르트 레온하르트의 평가다. 미디어 퓨처리스트이자 휴머니스트인 레온하르트는 스위스 취리히 미래청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하며 지난 20년간 수백 개의 주요 회의와 행사 등을 통해 인류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전달했다. 2015년 IT 전문지인 와이어드UK의 ‘가장 영향력 있는 유럽인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기술은 받아들이되 그 자체가 되진 말라(Embrace technology but don’t become it)”는 게 그의 신조다.

 

레온하르트는 기술 진화의 전환점에서 인간성이 위기를 맞았다고 봤으나 기후로 인해 지구는 아직 위기를 맞지 않았다고 본다. 레온하르트는 미래에 인류가 “질병을 치료하고 100% 재생 에너지를 얻고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식량난을 겪지 않을 정도로 기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를 지나가는 지금이야말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때”라고 말했다.

 

오는 6월10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되는 제1회 ’H.eco 포럼‘(헤럴드환경포럼)에서 두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설 레온하르트는 헤럴드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기후변화 시대에 인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경고하는 일종의 ’시범운영‘(test run)”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에 대한 위기의식이 기후위기로 이어져=레온하르트는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과 당연히 관련 있다고 봤다. 레온하르트는 “코로나19로부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준비하고 미리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라며 동시에 “코로나19는 변화의 촉매제로 우리가 비상사태가 닥쳤을 때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에 따라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최근 더 두드러졌다. 그는 “이제 사람들은 글로벌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 글로벌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과학적인 협력이 얼마나 필요한지, 또 위기에 미리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훨씬 더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사람들은 이제 기존의 경제체제나 자유시장이 전염병과 기후변화, 인공지능, 유전자 편집과 같은 거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며 “순환 경제만이 유일한 경제체제가 될 것이고 ’지속가능한 모든 것‘을 지향하지 않는 기업은 흐름에 뒤처진 아웃사이더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위협에 대해 강력하고 집단적인 글로벌 대응이 필요하고,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올해 후반부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조치가 지배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ESG’보다 한걸음 더...시장은 새로운 시각을 존중해야=레온하르트는 앞서 “소비자는 위기상황에서 ‘옳은 일’을 한 회사를 찾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소비자들을 향해서도 “제대로 된 프로젝트에 펀딩해야 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새로운 목표물을 향해 자본을 움직이고 올바른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시각대로 기후위기 상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의사결정 체계) 경영과 투자가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레온하르트는 ESG를 뛰어넘어 보다 적극적인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레온하르트는 “근본적인 경제 모델을 바꾸지 않고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익과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데에서 보다 총체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우리가 알고 있는 자본주의는 우리가 기후변화, 불평등, 인공지능 등과 같은 정말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미래시스템에 적합하지 않다”며 “이러한 새로운 원칙들과 이해관계를 이루는 기업들이 상장된 새로운 주식 시장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시스템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이 선행돼야 한다. 레온하르트는 “무엇보다 우리는 기업들이 하고 싶은 일을 실제로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시장은 새로운 시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0년보다 더욱 바뀔 앞으로의 10년=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빠르게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가야 한다. 레온하르트는 “앞으로 다가올 10년은 지난 100년 보다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과 컴퓨팅, 나노테크놀로지 등도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 될 수 있다. 레온하르트는 “기후변화에 관한 한, 우리는 현재 지구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제한할 수 있는 가장 엄격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10년 동안 이산화탄소 격리 기술을 개발하고 지구의 녹지 재생을 위한 다른 조치들을 내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와 개인, 사회가 각 주체가 돼 변화에 동참해야한다는 게 레온하르트의 의견이다. 그는 “10년 동안 기후, 에너지, 공중보건, 기술, 식량 및 물과 같은 현존하는 모든 분야에서 거대한 정부적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개인들은 새로운 어젠다를 추진하지 않는 상품과 기업에 대한 보이콧, 올바른 리더에 대한 투표, 소비행태 변화 등을 무기로, 사회는 사회적 계약과 규제, 정책, 법률 등을 쇄신해나가야 한다고 봤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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