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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담았더니 ‘5만원’ 훌쩍” 싼 맛에 먹었는데…과일도 ‘사치품’ 된다니 [지구, 뭐래?]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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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무서워서 과일도 못 먹겠다”

 

#.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1) 씨는 최근 동네 마트를 찾았다가, 놀라운 경험을 했다. 손님 대접을 위해 4명이 먹을 과일 몇 가지를 구매했을 뿐인데, 무려 5만원이 넘는 가격이 나왔기 때문.

 

결국 이날 김 씨는 과일을 내려두고, 디저트로 먹을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구매했다. 아무리 손님 대접을 위해서라도, 가격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과가 한 봉지에 3000원에 판매되는 줄 알았더니, 한 알에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며 “혼자 살면서 과일을 구매할 일이 없어 잘 몰랐는데, 이렇게까지 비싼 식품이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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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과일 가격이 비싼 나라 중 하나.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는 가운데서도, 과일 가격은 유독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모든 부담은 과일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이같은 현상을 초래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기후변화’.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현상이 늘어나며 공급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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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의 과일 재배 면적이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과일 공급이 불안정한 상황, 공급량까지 줄어들며 더 빠르게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사과와 배, 감귤, 단감, 포도, 복숭아 등 6대 과일의 재배면적이 작년에 비해 1%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면적 감소 규모만 1016헥타르. 여의도 면적의 3.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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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과일 재배면적은 지난 2010년 12만헥타르에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인다. 현재 10만4943헥타르까지 줄어든 수치는 2035년까지 10만800헥타르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사과, 배, 감귤 등 주요 과일 생산량도 연평균 최대 1.2%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과일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고령화’. 결국 농장을 이어받을 노동력을 구하지 못하고 폐원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국가데이터처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과수 농가의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은 64.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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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이다. 그렇지 않아도 과일 가격은 폭등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피해가 늘어나며 공급량이 흔들리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과일의 가격 상승폭은 이례적인 수준.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신선과일 연간 물가 상승폭은 17.1%를 기록했다. 2024년 여름, 역대 최악의 더위와 함께 변동성 높은 날씨가 나타나며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까지 반복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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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귤과 사과 가격은 각각 46.2%, 30.2% 상승했고, 배 물가 상승률은 71.9%를 기록했다. 다음해에도 과일 가격 상승세는 이어졌다. 2025년에는 5.2%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2~3%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특정 연도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로 인한 날씨 변동성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일 생산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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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월중 평균 기온이 해당 월의 장기 평균(1973~2023년) 기온보다 1도 높은 상태가 1년간 이어지면, 농산물 가격은 2%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0.7%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폭염 등 일시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농산물가격 상승률은 0.4~0.5%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는 단기적인 물가상승 압력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을 높이고 변동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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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생산이 멈추는 과일도 나타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반영해 재배지 변동을 예측한 결과, 사과의 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207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는 2030년대까지 총재배 가능지 면적이 증가하다가, 2050년대부터 줄어들고, 2090년대에는 역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 포도는 총 재배지 면적을 2050년대까지 유지할 수 있으나, 이후 급격히 줄어들며 2070년대에는 고품질 재배가 가능한 지역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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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heraldcorp.com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18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