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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해양산성화가 생태계 파괴로…탄소 줄여야 바다도 산다” [H.eco Forum 2022-기후위기와 바다]
2022.05.26

악셀 팀머만 부산대 기후물리연구단장
방치땐 2150년 지구 15도 상승
탄소 줄이기에 과학의 역할 절실
가상화폐 채굴 제한·전기차 지원
정부 인센티브·실천 등 뒤따라야

 

캡처.JPG

 

탄소세 부과, 가상화폐 채굴 제한, 전기차 세제 지원.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부산대 ICCP(기후물리연구단) 단장이 제안한 바다를 살리는 방법이다. 그는 세계적인 ‘해양 과학자’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위기를 과학적 시각에서 접근,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에 일생을 바쳤다. 2017년부턴 한국과 인연을 맺고 부산대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근무 중이다.

 

지구 상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중 4분의 1은 바다가 흡수한다. 탄소절감엔 바다 역할이 절대적이다. 탄소를 줄이지 않으면 해양 산성화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해양 생태계 파괴로 연결된다. 탄소를 줄여야만 바다를 살릴 수 있고, 바다를 살려야만 탄소를 줄일 수 있다. 이 선순환을 구축하는 데엔 결국 과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기상학과 해양과학을 연구해 온 팀머만 단장은 지난 26일 서울 노들섬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2회 ‘H.eco Forum 2022’(헤럴드환경포럼)에서 ‘기후 피해를 피하기 위한 기초 과학 사용법’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기후 피해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악당(villain)’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해 발생하는 탄소를 지목했다. 100년 안팎 사는 인간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가 인간 수명보다 훨씬 오래 대기 중에 남는 탓이다. 팀머만 단장은 “무려 8000년 후에도 현재의 약 30%의 이산화탄소가 남아 있다”며 “지금으로선 전 지구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없앨 수 있는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수온과 탄소농도, 해수면이 올라간 바다는 당장 해양생물과 인간의 안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호초 산호나 석화 등의 딱딱한 껍데기는 칼슘이온과 탄산이온이 합쳐진 탄산칼슘으로 이뤄져 있는데, 바다 탄소농도가 높아지면 산호의 탄산이온을 앗아가 탄산칼슘이 부족해진다. 이는 해양 생물 서식처가 되는 산호초 파괴로 이어진다. 산호초가 파괴되면 해양생물 생태계가 망가진다.

 

그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해양산성화 지역이 늘고 수중 탄소 농도가 올라가 악영향을 끼친다”며 “해양산성화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수온과 해수면도 문제다. 기후물리연구단은 지금과 같은 탄소량을 배출하면 2150년엔 한국 기온은 약 8도, 지구 전체는 약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중해와 인접한 유럽의 강우량은 약 40% 줄어들고 해수면은 2.5m 높아진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망가진 바다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팀머만 단장은 “가까운 미래에 한국은 40도 넘는 폭염에 익숙해질지도 모른다”며 서울과 부산에서 평균 기온은 2150년엔 5도씩 올라 각각 약 18도, 2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최적의 대안은 결국 과학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팀머만 단장은 “일조 시간이나 풍속의 변화 등을 시뮬레이션해 볼 필요가 있다” 고 설명했다.

 

감축량에 따른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현 상태 그대로라면 2100년엔 지금보다 기온이 약 3.6도 상승하지만, 탄소세 부과, 조림 작업, 전기자동차 세제 지원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면 상승분을 약 1.6도까지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팀머만 단장은 “마법 같은 한방은 없다.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탄소중립을 실현을 하기 위해선 기술도 필요하지만 탄소세 부과, 전기차 세제 지원 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 시민들의 실천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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