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실현을 기업의 비용 부담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그 반대가 될 수 있을까. 양희경 ㈜카리 대표는 “그렇다”며 “앞으론 친환경이 ‘수익 구조의 일부’가 되는 기업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환경이 돈이라는 건 이미 시작된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처럼 추상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수익과 직결되는 기술 중심의 친환경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며 “단순히 친환경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친환경을 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카리는 이차전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새로운 자원으로 기술을 가진 기업이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내 대규모 자원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2027년 준공 이후 ‘염폐수 → 자원 → 재투입’으로 이어지는 에코사이클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산업단지 내 염폐수 발생 기업들의 모든 폐수가 카리의 사업장에서 공동 처리된다.
▶“폐기물 속 자원, 새로운 수익으로 전환해야”=카리는 양 대표가 가진 하나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버려지는 폐기물과 폐수 속에 어째서 이렇게 많은 자원이 그대로 남아 있는걸까. 현재 카리는 염폐수를 단순히 처리하는 것에서 넘어 유가자원을 회수하고 다른 산업의 원료로 제공한다.
카리의 특허 기술에 대해 양 대표는 “환경 측면에선 폐수 배출량 감소, 오염 저감이라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고 산업 측면에선 리튬·니켈 등 핵심 소재 회수와 원자재 공급 안정성·원가 절감이라는 이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 산업의 폐기물을 다른 사업의 주요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카리는 이차전지 염폐수에서 고순도의 황산나트륨을 결정화(Crystallization) 시켜 분리한 뒤 의약품과 화장품 산업의 원료로 공급하는 순환 경제 특허기술을 갖고 있다.
양 대표는 “카리는 환경 보호와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기술을 통해 ‘환경이 비용이 아니라 수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론 실질적인 수익과 연결되는 기술 중심의 친환경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며 “카리의 사업 모델이 이러한 전환 지점”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기술력, 경쟁력 갖추면 시장 선택받을 수 밖에”=친환경 관련 스타트업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양 대표는 “사실”이라면서도 “기술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면 정부의 지원 없이도 시장에서 선택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카리는 정책 의존형 사업이 아니라 독창적인 기술력을 갖고있다”며 “고객사가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을 동시에 얻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과 수익을 충돌하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업 설계의 문제”라며 “처음부터 ‘친환경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해결 과정이 경제적·환경적으로 의미가 있다면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유럽, 환경은 규제 아닌 산업 경쟁력”=카리는 미국, 유럽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한국의 차이에 대해 양 대표는 “미국과 유럽은 환경을 규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기술의 경제성과 ESG 가치를 동시에 평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규제 대응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미국·유럽은 투자와 성장 관점에서 환경 기술을 바라보고 있다는 취지다. 양 대표는 “배터리 소재, 회소금속, 물 자원 분야에선 환경이 곧 자원이자 시장이 되고 있다”며 “카리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환경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서 카리의 경쟁력에 대해 양 대표는 “해외 기업도 여러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카리는 고순도 자원 회수 기술, 비용 경쟁력, 공정 효율성 측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양 대표는 돈은 다른 사업으로 벌고 친환경 가치 실현은 별도의 공헌 활동으로 하던 방식이 곧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오렌지 껍데기를 쓰레기가 아닌 패션산업의 재료로 활용하는 사업, 매립하던 폐기물·폐수 속에서 돈이 되는 자원을 회수하는 사업 등이 확산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의 개념 자체가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양 대표는 “기후 환경 분야는 앞으로 매우 성장성이 높은 분야”라면서도 “문제를 해결할 때 기술을 반드시 경제성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아무리 좋은 기술과 지식도 경제성이 없으면 상용화 되는 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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